전체 글20 바위의 돔: 세 종교가 겹쳐 선 황금의 중심 바위의 돔: 세 종교가 겹쳐 선 황금의 중심예루살렘 구시가지 하늘 위로 황금빛 돔이 떠오른다. 바로 바위의 돔이다. 멀리서 보면 화려한 이슬람 건축처럼 보이지만, 이 건물은 단순한 모스크도, 단순한 기념물도 아니다. 이곳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세 종교의 기억과 갈등이 겹겹이 쌓인 공간이다.황금 돔 아래에는 하나의 바위가 있다. 그리고 그 바위를 둘러싼 이야기는 3천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1. 성전산, 모든 것이 시작된 자리바위의 돔이 서 있는 곳은 성전산이다. 이 장소는 종교사에서 가장 민감한 공간 중 하나다.유대 전통에 따르면 이곳은 솔로몬 성전이 세워졌던 자리이며, 가장 거룩한 ‘지성소’가 위치했던 장소로 여겨진다. 또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장소라는 전승도 있다.기독교 전통에.. 2026. 2. 23. 아크레 성채: 십자군의 마지막 항구와 사라진 성물의 미스터리 아크레 성채: 십자군의 마지막 항구와 사라진 성물의 미스터리지중해 동쪽 해안, 오늘날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아크레는 한때 십자군 국가의 심장이었다. 13세기 후반, 예루살렘을 잃은 십자군에게 아크레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마지막 거점이자 탈출 통로였다. 그 중심에 자리했던 것이 바로 아크레 성채와 기사단 구역이었다.높은 성벽과 복잡한 방어 체계를 갖춘 이 도시는 지중해 무역과 군사 보급의 핵심이었으며, 성 요한 기사단과 템플 기사단, 튜턴 기사단이 각자의 구역을 나누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동시에 십자군의 최후를 상징하는 무대가 된다.1. 십자군의 마지막 수도1187년 예루살렘이 함락된 이후, 아크레는 십자군 세력의 중심 도시로 재편되었다. 특히 템플 기사단과 성 요한 기사단은 이.. 2026. 2. 22. 몬트포르트 성: 숲속 능선 위에 세워진 십자군의 마지막 요새 몬트포르트 성: 숲속 능선 위에 세워진 십자군의 마지막 요새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 깊게 패인 협곡과 울창한 숲이 만나는 능선 위에 자리한 몬트포르트 성은 십자군 시대의 긴장과 몰락을 고스란히 간직한 요새다. ‘몬트포르트(Montfort)’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강한 산’을 의미한다. 이름처럼 성은 해발이 높고 양쪽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험준한 지형 위에 세워졌다. 멀리서 보면 돌로 된 긴 구조물이 능선을 따라 뻗어 있으며, 마치 산과 하나가 된 듯한 인상을 준다.이곳은 신앙과 기사도의 이상, 그리고 성지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응축된 공간이었다.1. 십자군 시대와 튜턴 기사단의 선택13세기 초, 십자군은 이미 예루살렘을 상실하고 해안 지역 중심으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튜턴 기사단은 갈릴.. 2026. 2. 22. 마사다 요새: 제국에 맞선 최후의 선택, 사막 위의 고립된 성 마사다 요새: 제국에 맞선 최후의 선택, 사막 위의 고립된 성이스라엘 사해 서쪽, 해발 약 400미터 높이의 거대한 바위 고원 위에 자리한 마사다 요새는 단순한 고대 유적이 아니다. 이곳은 로마 제국이라는 세계 최강의 권력에 맞선 한 공동체의 마지막 무대였다. 절벽 아래는 깎아지른 낭떠러지이고, 위로 오르는 길은 구불구불한 좁은 통로 하나뿐이다. 이 극단적인 고립은 훗날 저항의 상징이 된다.1. 왜 반란은 시작되었는가서기 66년, 유대 지역에서 대규모 반란이 일어났다.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었다. 로마의 무거운 조세 정책과 총독들의 부패, 그리고 무엇보다 종교적 충돌이 핵심이었다.유대 사회는 철저한 유일신 신앙을 지녔고, 예루살렘 성전은 그 중심이었다. 그러나 로마는 황제를 신격화했고, 총독 게시우스 .. 2026. 2. 22. 몽생미셸: 바다 위에 선 요새, 백년전쟁을 견딘 신앙의 섬 몽생미셸: 바다 위에 선 요새, 백년전쟁을 견딘 신앙의 섬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밀물과 썰물이 하루 두 번 세상을 바꾸는 바다 위에 신비로운 실루엣이 떠오른다. 바로 몽생미셸이다. 멀리서 보면 동화 속 성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이곳은 수도원이자 요새이며, 동시에 중세인의 세계관이 응축된 상징임을 알게 된다.썰물이 빠지면 갯벌 위로 길이 열리고, 밀물이 차오르면 섬은 완전히 고립된다. 이 극적인 자연 현상은 몽생미셸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과 신의 경계에 놓인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중세인에게 이곳은 선택된 땅이었고, 하늘의 뜻이 내려앉은 장소였다.1. 천사의 계시와 신앙의 시작전설에 따르면 8세기, 아브랑슈의 주교 오베르는 꿈속에서 대천사 미카엘의 계시를 받았다. 그 뜻에 따라 바위섬 .. 2026. 2. 22. 트라야누스 시장: 번영하던 로마의 하루가 머물던 공간 트라야누스 시장: 번영하던 로마의 하루가 머물던 공간로마 제국이 가장 안정되고 번영하던 시기, 포룸 뒤편 언덕에는 활기찬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트라야누스 시장이라 부르는 이 건축물은 흔한 유적이 아니라, 2천 년 전 로마 시민들의 웃음과 대화, 거래와 만남이 이어지던 생활의 중심지였다. 붉은 벽돌로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고, 그 안에서는 제국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이곳을 거닐었다면, 상인들의 활기찬 외침과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졌을 것이다.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이 교차하고 소식이 오가며 삶이 축적되는 장소였다.1. 세계가 모이던 로마의 중심트라야누스 시장에는 제국 전역에서 온 물건들이 모였다... 2026. 2. 21. 이전 1 2 3 4 다음